역사 한담

부계유전자의 중요성

태엽감는곰 2014. 12. 2. 19:44

넓은 지역내에 비교적 균질적으로 분포한 Mt-DNA와 달리 Y-DNA는 지역별, 민족별로 독점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은 충격을 주었다. 우리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과학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것이다. 인류는 부계사회를 이루는 종이며 역사란 결국 남성집단의 주도 아래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다시금 절감하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상식’처럼 회자되어온 근대의 착각, 즉 원시모계사회론은 이제 발붙일 곳이 없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자 이제 역사 및 민족 연구와 관련해서는 Y-DNA 연구가 전면에 부각되었다. Y-DNA 연구는 민족의 형성과 역사의 구성 및 검증에 관해 중요 분야가 되었으며, 이외에도 성씨(姓, Surname)의 근원을 찾기 위해서도 중요한 테마가 되었다. 그런 이유로 초기 연구가 Mt-DNA에서 시작했던 것과 달리 최근 연구성과는 주로 Y-DNA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참고로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은 FT-DNA와 함께 Gene 2.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것은 Surname 프로젝트라는 별칭으로 알려져 있다. 누구라도 20달러를 내면 자신의 Y-DNA의 검사를 받을 수 있는데 다만 그 결과를 Gene2.0 프로젝트에 공개해야 한다. NGC측은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서양인은 대략 8촌 이내의 조상에 대한 공통선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Y-DNA는 Mt-DNA에 비해 연구가 늦게 시작된 이유로 좀더 체계를 갖추고 있다. Mt-DNA의 하플로그룹은 그때그때 임의적으로 붙여져 혼란스러운데 Y-DNA의 하플로그룹은 분기순서에 따라 알파벳순으로 명명되었다. 현재 A에서 T까지 하플로그룹이 정의되었다. 이 하플로그룹의 세계적 분포를 보면 매우 재미있는 사실들을 알 수 있다. 

예컨대 R은 서양백인의 대표 하플로인데 서유럽과 동유럽, 그리고 인도에 걸쳐 널리 분포하며 이 분포는 인도유럽어족의 분포와 거의 일치한다. 하플로그룹 O는 인구 수에서 세계 최대의 하플로로 동아시아 전체에 걸쳐 분포한다. 그런데 아메리카인디언의 대표 하플로그룹은 Q인데 계통도를 보면 우리가 가진 직관과는 달리 Q는 몽골리안이라고 할 O보다 서양백인인 R과 가깝다. 외관을 보고 판단하는 우리의 직관이 얼마나 허술한가를 잘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를 보고 나면 어떤 외형적인 요소나 문화적인 요소를 들어 우리민족의 기원이나 타민족과의 친족관계를 이야기하는 것에 신뢰성을 줄 수 없다.

고대인더스문명을 연구했던 학자들은 유적을 보고 아리안족이 만든 것이 아니라고 추정했다. 인더스문명이 쇠퇴할 무렵 북쪽에서 침공해온 아리안족에 의해 고대인더스문명인들은 남쪽으로 밀려나거나 피지배민으로 전락했고 인도를 정복한 아리안족은 최초의 인도유럽어족 문자인 산스크리스트 문자를 만들었다고 보았다. 현재 인도의 Y-DNA 분포는 북쪽의 지배적인 R과 남쪽의 H로 나뉘어져 있다. 이런 점은 Y-DNA의 하플로그룹 연구가 역사를 설명하고 확인해주는 수단으로 유용하다는 점을 증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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